새로 카메라 한 대를 장만했다.
클래식 카메라의 감성과 SLR의 특질을 담아낸 꽤 독특한 똑딱이,
Ricoh GX100
그간 우리 가족과 함께했던 카메라는...
2002년 결혼 선물로 받았던 올림푸스 130만 화소 똑딱이
2003년 장인어른이 쓰라고 주셨던 올림푸스 C720UZ (300만 화소)
2004년 큰 맘먹고 장만했던 보급형 DSLR의 효시 캐논 300D (600만 화소)
중간에... 두 개의 클래식 필카
장인어른이 젊은 시절부터 쓰시던 니콘 FM2
FM2 미국 처제한테 보내고 아쉬운 마음에 샀던 짜이스이콘의 Contaflex Super BC
(2006/04/07 - [사진구경/장비 & 정보] - 새 카메라, Contaflex Super BC)
첫번째 디카는 신혼여행에서부터 은유 출생 초기까지 삶의 풍경을 잘 담아주었으나 심지어 줌 기능도 없는 등 기능상의 한계가 너무 많아 곧 퇴출됐다. 그래도 제 역할은 다했지...
올림푸스 C720UZ는 뛰어난 광학 줌(8배)과 수동기능으로 사진에 대한 관심과 애정을 다시금 찾게 해주었다. 지금 봐도 요놈으로 찍은 한라산 등반 사진, 설경 사진 등은 참 잘 찍은 사진 가운데 하나로 꼽을만하다.
그렇지만 뭐니뭐니해도 우리 가족의 역사 대부분을 고스란히 담아낸 일등공신은 300D라 할 수 있다. 은유가 9개월에 접어들던 무렵인 2004년 초부터 지금까지 줄곧 나를 둘러싼 모든 풍경과 상황들을 믿음직하게 기록해주었다. 특히 두 번에 걸쳐 아이들 돌 앨범을 직접 제작하는 데 혁혁한 공을 세웠고^^ 아내의 만삭 사진, 은재 탄생의 순간 등도 생생히 추억으로 남겨주었다.
새로 장만한 GX100은 똑딱이로는 최대 화각을 자랑한다. 35mm 필름카메라 환산 24mm~72mm. 딱 표준줌렌즈의 화각범위를 가지고 있는 셈이다. 렌즈도 조리개 최대개방치 2.5로 밝은 편이고 손떨림보정기능(Image Stabilizer)도 있어 실내에서도 실패할 확률이 적다. 아쉬운 점은 조리개를 9.1까지 밖에 조일 수 없다는 점. 꽉 조여진 야경, 풍경 사진을 찍을 때 아쉬움을 느낄 수밖에 없는 수치다.
색감 역시 똑딱이답지 않게 오바하지 않고 절제돼 있어 만족,
흑백모드의 계조 또한 만족스러운 편.
아래 사진들은 모두 무보정, Resized Only
'사진'에 해당되는 글 10건
- 2007/11/21 새로운 카메라 Ricoh GX100 (3)
- 2007/11/06 가을 풍경 (3)
- 2007/02/14 2007 푸켓 여행
- 2006/12/18 눈, 나무, 눈사람... 아내와 딸들... 그 밖에 이것저것 (6)
- 2006/12/08 David Lachapelle
- 2006/09/28 망원렌즈 Sigma 70-300 APO
- 2005/10/01 유사(類似)와 상사(相似) - 르네 마그리트
- 2005/09/13 그 저녁을 잊지 않기 위하여 (3)
- 2005/06/10 브레송과 만보객: 여행하는 나무 中 (1)
- 2004/09/03 빛으로 그린 그림... Photography (1)
여름이 남긴 열기를 식히기엔
턱없이 짧기만한 가을...
그래도 위안이 되는 건,
간간히 불어주는 서늘한 바람
낙엽이 떨어지며 제 몸을 부디껴 내는 치유의 소리
바람결에 흐느적댈 뿐 꺽일 줄 모르는 코스모스의 의연함
이제 곧 존재의 뿌리까지 차갑게 식혀 줄 겨울이...
어김없이 올거라는 믿음
차마 발설하지 못한 그리움과
스스로를 향한 책망과
누군지도 모를 누군가를 향한 끝모를 원망과
미처 부치지 못한 편지...
그리고 이 모두의 발원지인 기억의 유적
이 모든 것들에 고하는 애써 무덤덤한 작별
트랙백 보낼 주소 :: http://www.thinkbean.net/trackback/2694540
-
편암함.
from KaiZer.co.kr[Blog]2008/04/10 10:46사진출처) http://www.thinkbean.net/ (慢步客의 세·상·구·경) 그냥 보고만 있어도 정말 차분해 지는 사진이죠.저 또한 어렸을 때 이렇게 세상 모르게 자고 있었는데...이젠 하루하루 어떻게 가는지도 모른체 일과를 마치고 집으로퇴근하여 거울을 볼 때면 세상에 찌든 내 모습을 볼 때한숨만 나올 때가 많답니다.이런 세상에서 조금 벗어나 보고자여행을 계획 할 때가 많은데 언제나 계획으로 끝나버리죠.올해는 꼭 나만의 여행으로 내 일상에서...
사랑하는 아내, 딸과 모처럼 가진 오붓한 시간
따뜻한 햇살
넘실거리는 바다가 한 눈에 보이는 투명한 풀장
제임스조이스의 '더블린 사람들'
시원하다 못해 사람 노곤하게 만드는 마사지
버팔로 스테이크
나빴던...
최성수기를 맞은 세계 최대 휴양지다운 장삿속
유러피안과 아시안에 대한 태국인들의 차별 ㅠ.ㅠ
4박 6일... 휴양이라기엔 짧고 아쉽고 피곤한 여정
누구나 예술성과 상업성 사이에서 교묘하게 줄타기를 해보려 하지만
아무나 성공을 거두는 건 아니다. 대개는 어느 한쪽으로 치우쳐 나동그라지기 마련.
그런 의미에서 데이비드 라샤펠의 존재감은 두드러진다.
오늘 우연히 전 세계적으로 2,500부만 발행됐다는 USD2,500짜리 그의 사진집
<Artists & prostitutes>를 보았다. 몇몇 작품들은 여기저기서 이미 보았던 것들이었으나
2절지 크기에 700쪽에 육박하는 방대한 사진들을 (절반 가까이)보며
그의 작품 세계를 맘껏 엿보았다.
책 무게만도 족히 20kg은 되는 것 같던데... 암튼 좋은 구경 잘 했지 싶다^^

간만에 망원렌즈를 달고 샷을 날려봤다. 오랜만이어선지 감흥이 새로웠다.
한 때는 광각의 매력에 흠뻑 빠졌다가 또 한 때는 50mm 표준(단)렌즈... 그러다가 망원, 한 바퀴 돌아 다시 광각... 뭐 이런식으로 구도와 화각에 대한 기호는 돌고 도는가 보다. 골프에서도 드라이버가 잘 맞았다가 어느 날은 아이언이 잘 맞고 또 어떨 땐 퍼팅이 잘 돼 그린에서만 펄펄나는 것 마냥...
APO는 생각보다 훌륭한 렌즈였다. 명성은 익히 들어왔으나 직접 찍어 보니 가히 명불허전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아빠 백통(캐논의 대표적 망원 줌 렌즈) 가격의 7분의 1에 불과한 가격이나 두 렌즈 모두 찍어 본 나로선 그만큼의 가격차를 합리적으로 받아들이기는 어렵다는 결론에 이르렀다. 빛이 충분한데 렌즈가 좀 어두우면 어떻고, 손떨림쯤이야 보정이 안되면 또 어떤가. 모두가 스포츠 사진 기자 노릇 할 것도 아닌데 신속하고 조용한 오토 포커싱은 그야 말로 바로크적 오바 아닌가.
사실 APO의 매크로 기능을 시험해보고자 위와 같은 접사 비스무리한 샷을 날렸으나 뭐니뭐니해도 망원렌즈의 매력은 일반적인 배율에서는 도드라지지 않는 피사체 간의 관계를 재구성하는데 있다. 객관적인 화각으로는 포착될 수 없는 미묘한 관계망을 망원은 우리에게 주관적으로 구성해 보여준다. 예컨대 부대 안으로 멀어져 가는 애인을 하염없이 바라보는 여인의 뒷모습은 광각이나 표준렌즈가 아닌 망원의 화각 속에서 더 정당하게 묘사될 수 있다.
그러고보니 삶을 대하는 우리의 관점 역시 그때 그때 줌인과 아웃을 자유자재로 구사할 수 있어야 할 것이라는 생각이 든다. 세상은 복잡하기 짝이 없고 감정은 미묘하기 이를 데 없으며 관계는 그야말로 실타래 처럼 얽혀 있는데 단렌즈처럼 바라보며 산다는 건 너무 무모하지 않나 말이다. 많은 이들이 하나의 화각으로만 세상을 대하려 하기에 세상살이가 좀 더 복잡해지고 피곤해지는 지도 모르겠다.

유사의 원리는 원본과 복제의 '동일성'에 집착하나, 상사는 그 집착에서 벗어나 복제들 사이의 '차이'를 전개시킨다. 마그리트 작품 속의 형상은 유사를 지향하지 않는다. 가방을 닮은 형상이 가방을 지시하지 못하고, 나뭇잎을 닮은 형상이 나뭇잎으로 가리키지 못한다. 마그리트의 작품은 '유사'로써 실물을 지시하는 대신에, 그 수직적 의무에서 풀려나 맘껏 '상사'의 수평적 놀이를 즐긴다. 동일한 모티브가 그의 여러 작품 속에서 종종 반복되는 것은 이 때문이다.
(...)
그가 나뭇잎을 그렸다고 하자. 그에게 중요한 것은 나뭇잎이 나뭇잎이라는 상투적인 사실이 아니다. 그에게서 나뭇잎의 그림은 나뭇잎이라는 실물을 가리키지 않는다. 중요한 것은 그 나뭇잎의 형상을 가지고 할 수 있는 다양한 시각적 놀이다. 그 나뭇잎에는 나무 하나가 통째로 들어가 있을 수 있고, 뼈대만 남은 채 그대로 나무가 될 수도 있고, 나아가 그 형상에 힘입어 비둘기가 되기도 하고, 부엉이로 둔갑할 수도 있다. 나뭇잎이 새가 되면, 그 새는 벌레에 갉아 먹히기도 한다. 이 상사의 놀이 속에서 우리는 문득 하나의 이미지 안에 들어 있는 무한한 조형적 잠재성을 깨닫게 된다.
(...)
유사에 입각한 재현은 우리의 상투적 시각을 강화하여 나뭇잎의 그림에서 나뭇잎을 보게 할뿐이다. 유사의 진리는 이렇게 동어반복이다. 반면 상사에 입각한 전사(轉寫)는 우리의 눈을 이 상투성에 해방시켜, 일상사물들 속에서 우리가 미처 보지 못했던 것을 비로소 보게 한다. 이게 바로 마그리트가 추구하는 상사의 진리다.
from 진중권
'사진(寫眞)'이라는 표현은 현실(실체)을 모사한다는 의미를 담고 있다. 우리나라와 일본만 이 표현을 쓴다고 한다. 이에 반해 영어 photo, photogragh는 '빛으로 그린 그림'이라는 어원을 가진다. 대부분의 나라들도 마찬가지다. 중국의 경우 광화(光畵)인 식이다.
사진을 그만두고 카메라를 이용해 상사(相似)놀이를 해 봐야 겠다.

태풍의 끝자락, 구름이 변덕을 부리던 저녁이었다. 아내와 난 누더기처럼 기워진 낡은 도로 위를 덜컹거리며 달리고 있었다. 시시각각 변하는 하늘이 끊임없이 신경을 건드려댔고 그 탓에 난, 전방을 주시하던 시선을 거두어 차창을 흘깃거렸다. 그리고 우측 깜빡이가 켜졌다. 속력이 줄어들고 차는 이내 갓길로 접어든다. 변속기는 N, 사이드브레이크는 위로, 뒷좌석에 팽개쳐 둔 카메라를 집어들고 나는 내린다. 눈 앞에 펼쳐진 장엄함과 쓸쓸함, 말로 표현해내지 못할 숱한 느낌들을 남김없이 빨아들이겠다는 듯 렌즈를 들이대고 두손으로 굳건히 받쳐보지만 파인더를 들여다보는 순간 그 자리에 주저앉고 싶어진다. 그래도 셔터를 누르는 건 디지털 회로가 빚어내는 요행이라도 바라기 때문일 것이다.
그 저녁은 지극히 평범했다. 아내와 난 평균적인 수준의 식대를 지불하고 밥을 먹었고 집에 돌아와 TV를 보며 이야기를 나누다 잠이 들었다. 그리고 이 사진이 남았다. 휴지통으로 보내기는 대신 하드에 남겼고 그리하여 그 저녁의 풍광이 문득 어제 일처럼 떠올랐다.
창간호를 관통하는 주제는 '풍경'. 이미지프레스 동인들이 우리 땅 곳곳과 아시아의 풍경을 이야기와 함께 담아낸 꼭지들을 보는 재미가 쏠쏠했고, 뜻밖에 박노해와 조우할 수 있어 좋았다. 또 한국의 작가주의 1세대라는 강운구의 존재를 알게된 점도 소득이라면 소득.
다분히 흥행성을 고려한 특집이라 보여지는 앙리 까르띠에 브레송 추모특집에서는 뜻 밖의 사실을 알았는데, 브레송이 94년 어느 강좌에서 이상적인 사진가를 "산책자와 같은 사진가"라 설명했다는 것.
눈치빠른 이라면 감이 오겠지... 이 블로그의 타이틀이 뭐였더라~~?
[잘 찍은 사진 한 장], 윤광준 著, 웅진닷컴실용서는 좀처럼 사지 않는 내가 돈 주고 '사서' 즐겁게 읽은 책^^
사진을 전공한(그러나 오디오 평론가로 더 잘 알려져 있는)
필자에 따르면,
- 사진찍기는 나만의 무언가를 발견하는 일이고
- 좀 더 표정이 풍부한 사진을 찍기 위해선 빛이 만들어내는 특별한 순간을 기다리지 않으면 안된다.
- 사진찍는 즐거움에 몰입하는 대신 사진 찍는 도구 자체(고급장비)에 몰입하는 것은 어리석은 짓에 가깝고
--MORE--
- 오토포커스, 자동노출 기능이 있는 성능 좋은 카메라를 갖고서 매뉴얼모드로 힘들게 촬영하는 것 역시 현명치 못하다.
- 쪽팔림, 혹은 멱살잡이까지 무릅쓰고 대상에 좀 더 다가가야 하며 대상을 단순화 시켜야 한다(주제의 단순 명료화).
휴가 기간에 읽은 바바라 런던의 '사진(7th edition)'이 통과의례적 지식을 냉철하게 제시했다면,
윤광준의 책에선 담담함 속에 깃들어 있는 열정을 읽어 낼 수 있다.
내일 이 책은 친구 동원이에게 분양될 예정이다.
나로 인해 사진을 좋아하게 된 녀석에게 유쾌한 경험이 될 것이다.

이올린에 북마크하기
이올린에 추천하기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