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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 Social Entrepreneur in Wonderland * Twitter : @louiskim


아이 둘을 두고 엄마는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하나는 네 살이고 둘째는 돌도 채 안된 갓난쟁이란다.

엄마가 어딜 간 건지 궁금해 할 아이들에게 ...
남겨진 아빠는 이렇게 말할 거란다. 
"엄마는 선녀가 돼 하늘로 갔단다. 그리고 별이 되었지"

아이들 방 천장엔 곧 형광색 별 하나가 빛나게 될 터이다. 
아이들은 잠자리에 들기 전, 엄마 별을 보며 헤아릴 수 없을 만큼 많은 그리운 밤을 보낼테지. 

일터를 빼앗기고, 존재의 무게마저 짓밟힌 채 영어의 몸이 될 지도 모르는 아빠는
아마도 평생 그 무게 안고 살아야 할 것이다. 

삶의 존엄성과 일할 권리를 요구하는 이들에게 테이저건이라는 살인무기가 발사되고
후안무치한 자들이 법치와 민주주의를 참칭하며 주둥이를 놀려대는 엿같은 세상을... 우리는 기어코 살아내야 하는 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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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면교사의 힘

2009/07/23 19:47

착하고 훌륭한 사람을 봤을 때보다 
몰상식하고 삐뚤어진 사람을 볼 때 더 그런 생각이 든다. 

"나는 저렇게 살지 말아야지. 조금 더 바르고 선해져야지"

대부분의 악한 자들은 신이 우리에게 보낸 전령사인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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맨해튼을 설계하고 건설한 로버트 모제스는 누군가에겐 영웅으로, 누군가에겐 약탈자로 기억되는 인물이다. 
분명한 것은 그가 메트로폴리스의 전범을 만들어냈고, 뿐만 아니라 그로 인해 메트로폴리스가 기능하게 되는 시스템까지도 마련이 되었다는 사실이다. 

다운타운과 주거지역의 분리, 교외에 마련된 대규모 베드타운, 미국 중산층의 전형적인 주택 건설붐 그리고 이를 뒷받침하는 금융시스템. 대규모 간선도로와 자동차 본위의 교통시스템... 모제스에 의해 맨해튼은 하나의 전범이 되고 그것의 클론들이 전 세계적으로 확산되었던 것이다. 물론 오늘날까지도 한국의 토건족들은 그의 사례를 교본으로 삼고 있는 실정이다. 

"뉴욕에서 이루어진 가장 가슴 아픈 파괴활동 중 하나는 ... 구 펜실베니아 역(驛)의 철거였다. 1963년과 1966년 사이, 그 기념비적인 건축물은 그 소유주인 펜실베니아 철도에 의해 철거되었고, 그 자리에는 끔찍하게 생긴 29층짜리 사무용 건물, 그것도 2만석 규모의 스포츠 경기장인 메디슨 스퀘어 가든이 떡 버티고 있는 건물이 들어섰다. (중략)

이러한 파괴는 뉴욕의 근 반세기 역사상 가장 큰 좌절감을 시민들에게 안기는 기념비적인 사건이었다. 그것이 의미하는 바는 바로 시민 공공의 의사보다 돈의 힘이 정책 집행의 우선 순위가 됨을 알리는 신호탄이었기 때문이다." 

- Metro Marxism, Andy Merrifield

참으로 적나라한 비판이다. 허나 실제 맨해튼을 살펴 본 결과, 어느 정도는 수긍이 가는 한편, 엄살 같다는 생각도 드는 게 사실이다. 정말로 34번가 '펜'역 주변의 풍경은 사진으로만 남아 있는 그 예전의 모습에 비해 천박하기 그지 없는 게 사실이지만 ... 그게 어디 서울만 하랴, 는 생각이 절로 든다는 얘기다.  


그리니치 모퉁이 한 켠에 자리한 'Tiles for America' 911 테러 희생자들과 충격에 휩싸였던 스스로를 위로했던 시민들의 흔적들. 

모제스가 난도질했던 뉴욕에 그 후과가 나타나기 시작한 건 1970년대~80년대 였다고 한다. 
파괴된 공동체 그리고 빛과 어둠의 극명한 컨트라스트 속에서 뉴욕이 곳곳이 황폐화되었는데, 
이를 바로 잡고 나선 것은 또 다른 영웅이 아닌 바로 시민 스스로였다. 그리고 그들은 실제로 바꾸고 이루었다.  

오늘 살펴 볼 것은 그 시민 주도 재생 사업의 몇 가지 흔적들이다. 

우선 시내에서 가장 먼저 눈에 들어오는 5번가 중심부의 뉴욕공공도서관
말 그대로 '공공도서관'이라 출입의 제한이 없다고 한다. 그럼에도 후지지 않았다. 
과연 '공공=후지다'는 공식은 누가 만들어낸 것일까? '공공'은 결코 후지지 않다. 
우리가 여지껏 보아 온 것은 대강 구색만 갖춘, 사영과 사익의 존재를 빛내주기 위해 존재하는 들러리 '공공'이었던 게다.  

뉴욕 공공 도서관은 그 분명한 증거다. 


게이 해방을 주제로 한 기획전까지(?) 열리는 걸 보면... 컬렉션의 수준과 인적 자원의 수월성을 능히 짐작할 수 있다.  

방향을 돌려 뒷편으로 가보자. 
빌딩 숲 사이로 가지런히 펼쳐진 잔디 밭 주위로 사람들이 둘러 앉아 점심을 먹고 있는 전혀 색다른 풍경


휴식만 취하고 식사만 한다고 생각하면 오산이다. 

한켠에서는 정오의 책읽기 행사(?)가 열리고 있다. HSBC에서 후원하는 행사인듯 했다. 구석구석에는 책을 빌려주는 가판대도 설치돼 있어 한 낮의 여유로움을 만끽하려는 이들이 호사를 누리고 있었다. 


인상적었던 것은 소박하면서도 알차게 진행되는 행사와 귀를 쫑긋 세운 채 열심히 참여하는 관객들.
이런 진지함이야 말로 뉴욕을 만들어 가는 힘이 아닐까 싶었다. 
잠시 어수선한 서울 거리의 명색뿐인 갖가지 문화행사들이 머리 한켠을 스치고 지나간다. 
비워진 앞자리와 성의 없는 진행과 딱 그 수준에 머무르기 마련인 시민들의 태도. 
시멘트로 덧칠해진 청계천과 닭장차로 둘러싸인 서울광장의 캔터리블루그라스 잔디밭을 생각하니 머리가 아파온다 ㅎㅎ

"항상 열려 있지 않으면 광장이 아니다" (서울광장 봉쇄에 반대하는 어느 피켓의 문구)

'책 읽는 뉴욕'의 면모를 보여주는 곳은 여기서 그치지 않는다. 

유니온스퀘어 근처 스트랜드 서점. 
헌 책과 새 책이 공명을 이루고, 낡은 서가와 방대한 규모의 서적 그리고 대안적 문화가 독특한 분위기를 연출하는 
인디 서점의 대표주자. 지하 1층 지상 3층의 꽤 큰 규모에도 불구하고 스트랜드는 '인디'다



다음은 소호에 위치한 하우징웍스 북카페.
노숙자 지원활동을 하는 NPO가 운영하는 헌책방으로, 기부받은 책들과 자원봉사가 운영의 근간이 되고 있는 곳이다. 


스트랜드나 하우징웍스가 특별한 이유는 그것이 단순한 책 유통공간이라기 보다는 독특한 문화를 담아내는 그릇이기 때문이다. 
우리에게도 북카페는 낯설지 않은 존재이고, 저자와의 대화 같은 행사는 대형 서점 여기저기서  하루가 멀다 하고 열리고 있다. 
하지만 그걸 과연 문화적 산물이라고 이야기 할 수 있을까? 

대형 유통망에 의존하지 않으면서도 나름의 방식으로 규모와 경쟁력을 갖추고 있는 인디서점. 
그리고 시민들의 자발적 기부와 봉사로 운영되지만 결코 부족하지 않은 서비스와 경쟁력으로 뉴욕의 명물이 되고 있는 헌책방. 

이런 대안적인 공간들이 구석에 쳐박혀 있지 않고 고객들이 많이 찾는 번화한 지역에 넓은 규모로 자리 잡고 있다는 점이 무엇보다 인상적이었다. 뉴욕의 문화적 저력은 기실 이런 곳들에 있는 게 아닐까? 
그런데 어떻게 이런 게 가능할까? 대안적이면서도 경쟁력을 갖출 수 있게 만드는 사회 시스템은 어떻게 작동하고 있는 것일까? 궁금증을 잠재울 수 없어 일하고 있는 스탭들에게 여러 가지 캐물었지만 속시원한 답을 듣지는 못했다. (미국인들은 확실히 자기가 맡은 일에만 집중하는 경향이 있는 것 같다^^) 


또 다른 곳으로 가보자. 
여기는 브로드웨이 23번가(?) 쯤에 있는 매디슨스퀘어가든. 
초저녁 무렵 작은 콘서트가 열리고 있는 현장이다. 
역시나 우리 주변에서도 이제는 흔히 볼 수 있는 광경이지만, 내용을 들여다 보면 다르다. 
 

우선 보여주기식 행사가 아니다. 뉴욕시나 기업에서 진행하는 행사가 아니기 때문에 무언가 과시하고 전시할 근거 자체가 없는 것이다. 그래서인지 무척 소박하다. 무대도 진행방식도. 그렇기 때문에 역설적으로 참여하는 관객이 주인공이 된다. 보여주기식 큰 행사에서 관객이 들러리로 전락하는 것과는 판이한 구성인 게다. 

여기에 바로 뉴욕시와 시민 간 독특한 협치 구조가 자리하고 있다. 
우리와 달리 센트럴파크를 비롯한 대부분의 공적인 공간은 시민의 참여 속에 자율적으로 관리되고 있다. 
자율성과 참여가 갖기 쉬운 느슨함과 방임주의라는 함정에 빠지지 않기 위해 확실한 조직적 체계도 갖추고 있다. 

시민 주도로 구성된 비영리단체(NPO)가 그 핵심이다. 
비영리단체는 우리 사회에도 많이 않냐고? 너무 많아 탈이지 않냐고?
양과 질은 전혀 다른 문제다. 양질전화의 법칙? 그 임계점은 우리 사회의 경우 아직도 높아만 보인다. 

대표 주자 격인 Central Park Consevancy의 경우 연간 예산 2500만 달러의 80%를 자체 조달한다. 
뉴욕시의 지원은 20%에 불과하다. 인력운용도 자부담과 시 지원의 비율이 이와 비슷한 구성이다. 

사회운동적 성격 일색이거나 냄새나는 관변단체 일색인 우리와 달리 
이들 NPO는 사회적 기업에 가까운 조직이다. 
때문에 비효율로 상징되는 공기업 마인드, 그리고 그 대척점에 놓여있는 아마추어리즘 양자가 모두 극복되는 것이다. 

이런 성숙한 거버넌스 구조는 물론 하루 아침에 이뤄지지 않았다. 
고질적인 도시문제와 그것이 초래했던 절망적인 상황이 무엇보다 절실한 동인이었음이 분명하다. 
하지만 상황에 압도되지 않고 절망하지도 않고 오랜 시간에 걸쳐 끈질기게 대안적 질서를 만들고 가꿔 온 뉴욕 시민사회의 노력과 이를 인정하고 받아들인 시 정부의 열린 사고는 어디에서나 볼 수 있는 당연한 모습은 아니다. 

다음 글에서는 최근 오픈한 하이라인의 사례를 보며 우리가 참조해야 할 희망에 대해 좀 더 이야기를 해 볼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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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욕엘 다녀왔다. 10일 정도의 일정.
오자마자 지독한 감기를 앓고, 해결해야 될 일들과 씨름하며 6월을 보냈다.
열도 나지 않는... 그저 증상이 지독할 뿐인 감기일 따름인데도...
보는 사람마다 SI 아니냐며 경계하는 눈초리에, 보건소 가보라는 잔소리에... 음...
몇몇 풀리지 않는 골치 아픈 문제들과 결합되며 인내심이 바닥을 드러내는 나날들이었다.

어쨌거나 이제 몸도 좀 나아졌고 여유는 조바심낸다고 찾아지는 것도 아니니 뉴욕 다녀온 얘기나 좀 해보자.  

출국하는 날, 회사 근처 정류장에서 공항버스를 기다리는데 눈에 들어 온 광고 
브로드웨이 42번가면 타임스퀘어 근방일텐데... 이처럼 뉴욕은 대중문화를 통해 이미 익숙해진 그야말로 '세계도시'


그런데 막상 뉴욕의 첫인상은 좀 후줄근 하다는 느낌.
첨단이라기에는 왠지 소박하고, 온갖 멋쟁이들 깍쟁이들이 사는 곳이라기엔 다소 지저분한 ...
암튼 그런 의외의 모습으로 첫 대면이 이뤄졌다.

일단 전체적으로 삐까뻔쩍한 마천루들 보다는 오래된 건물들이 많았고,
오가는 차들도 무척 소박했으며 (사진 속에 잡힌 포르쉐 카이엔 같은 차는 강남에서 보다 더 보기 힘들더라),
경제위기 여파 탓인지 사람들도 왠지 쳐저 보이고...

맨하탄은 교통체증 짱이라고 알고 있었는데, 길 좁고 신호등이 많아서 그렇지 서울에 비하면 도로 사정은 널널한 편이고
타인에게 무관심하고 쿨한 성격이라는 묘사가 무색하게 사람들 되게 친절하고 ...

암튼 상상 속의 뉴욕과는 많이 달라서... 좋은 점도 있었고 실망한 것도 좀 있고...

다만 물가가 살인적인 것만큼은 명불허전이었다. 친구 말로는 맨해튼 투베드룸 월 임대료가 5000불로도 빠듯할 지경이라니 원.

짬을 내서 보스턴에도 하루 다녀왔는데, 솔직히 뉴욕살래 보스턴 살래 하면 별로 망설이지 않고 보스턴을 택할 것 같다.
솔직히 왜 그렇게 비싼 댓가를 치르며 맨해튼과 그 언저리에 살아야 하는 건지 아직도 납득이 되지 않는다. 
내가 모르는 뉴욕의 매력이 있을 수도 있고. 다들 뉴욕에 살고 싶어서 사는 게 아닐 수도 있지만서도. 

전반적인 인상비평은 이쯤에서 시마이하고... MOMA 얘기로 넘어가자.

모마는 시쳇말로 좀 짱이었다. 기대했던 것보다 좀 임팩트가 쎄서 끼니도 거른 채 늦은 오후까지 시간을 보내야 했다.


6층 기획전시실에서 열리고 있던 레온 페라리와 미라 쉔덜의 특별전. 
별 기대를 하지 않고 둘러 봤는데 의외로 재미있는 작품들이 많아 초장부터 지나치게 고무되었던 감이 없지 않다 흠. 

전시 타이틀에서 짐작할 수 있듯이 문자를 형상화한 작품들이 주를 이뤘는데, 
특히 레온 페라리의 작품들이 무척 인상적이었다.

유일하게 사진 촬영이 금지된 공간이라 작품을 사진으로 남기지 못했던 게 아쉽다. 
어깨에 힘을 뺀 직설적인 화법과 실험성이 돋보이는 다양한 기법들 그리고 문평비평적인 메시지.
거기에 수준 높은 타이포그라피까지... 레온 페라리를 관심 리스트에 올려 놓을 이유는 많았다.


프랭크 로이드 라이트의 구겐하임만큼 두드러지지는 않지만 모마 역시 실용적이면서도 디자인적으로 잘 지은 건축물이었다. 건물 가운데가 2층부터 중정식으로 뚫려 있는 구조. 사진은 6층에서 내려다 본 2층. 뭔가 다음 전시 설치 작업이 한창이었는데. 
외관이 좀 없어 보이는(?) 글라스타워라 그렇지, 구석구석 심플하면서도 센스있는 배치와 오바하지 않는 절제미가 돋보였다. 

하나 걸러 둘 셋씩 나오는 현대미술의 걸작들 보다 더 인상적이었던 것은 어쩌면 모마를 가득 채운 낯선 공기 그것이 아니었을까. 
그것은 모종의 에너지였고, 열기였는데... 여유로움을 넘어선 썰렁함과 에티켓을 넘어선 엄숙주의 그리고 냉냉함이 감도는 우리네 미술관의 애매모호한 공기와는 참으로 대별되는 것이라 그게 가장 이국적이었다고나 할까...
 

디에고 리베라의 저 유명한 작품 앞에서 정열적으로 아이들에게 뭔가를 설명 중인 선생님(으로 보이는 여인). 
이들의 수업을 잠시 엿보았는데, 선생님이 뭔가 일방적으로 설명하는 게 아니라 토론식으로 진행되는 수업. 

말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냐고 묻는 선생과 제 생각을 스스럼 없이 이야기하는 아이들. 물론 개중에도 이리 저리 딴전 피는 녀석들이 어김없이 있었지만... 내년이면 학부형이 되는 관계로 그래도 쫌 부럽더라.

암튼 모마 하면 언급되는 대표선수들이 로이 리히텐슈타인, 앤디 워홀, 피카소, 고흐, 마티스 정도라 디에고 리베라와 프리다 칼로는 생각도 안하고 있었는데... 세기의 연인인 두 사람의 작품을 한 장소에서 감상할 수 있다니. 디에고 리베라의 거처에서 망명생활을 하며 그 와중에 이 둘과 잠시 삼각관계를 형성하기도 했던, 트로츠키선생의 말마따나 "인생은 아름다워!"

이외에도 잭슨 폴락의 난해하고 스케일 큰 작품들. 피카소 옆에 나란히 걸려 (대중적 성취에 비해 월등한)자신의 역사적 비중을 역설하는 듯 한 조르주 브라크(Braque, Georges)의 작품들. 세잔, 샤갈, 루소, 고갱, 클림트 약간 ... 그 외에 일일이 언급하기도 버거울 정도로 많은 작가들.

그렇지만 금강산도 식후경이라고 다리는 아프고 배가 너무도 고파 여러 차례 2층과 5층에 있는 식당을 기웃거려 봤으나 3시가 넘어설 때까지도 길게 늘어선 줄은 줄어들 기미를 보이지 않아 결국 배를 쫄쫄 곯아야 했다.      



식사는 포기해야 했지만... 2층 식당 입구의 대형 메뉴판 조차도 모마스러웠고...
(흑판은 철판이고 레터링은 자석이다)


심지어 고 앞 노점에서 파는 상품조차 스타일리시하다.
별로 팔릴 것 같지는 않지만....

그리고...


모마에서 나오자마자 노상에서 해결했던 늦은 점심... 어느 정도 짐작은 되나 정확한 국적은 미상이었던, 아니 구성 자체가 다소 멀티 내셔널했던 저 음식은 결국 반도 못 먹었다. 양도 많았지만... 배도 너무 고프면 많이 먹기가 힘든 법. 

그래도 눈이 호강하고 메말랐던 감수성이 촉촉한 단비를 맞은 까닭에... 찬 데서 먹는 밥 한끼도 전혀 서럽지가 않았던 걸 보면... 내가 아직은 짱짱한 청춘까지는 아니어도 그 언저리에 있기는 한 모양이다. 

(다음 편에 이어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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런던-리버풀-에딘버러 찍고, 다시 런던에서.
깔끔하고 검약한 성격 상 뭐 안 사올 줄 알았는데, 웬걸...
애들 옷 잔뜩이랑, 차랑 쿠키랑 심지어 찻잔이랑... 거기에 내 선물까지.

내꺼도 있다길래 뭔가 했더니 ... 골프의 발상지라 할 수 있는
세인트앤드루스 올드코스 로고가 새겨진 티세트와 공 한 슬리브(3개)
볼은 아마도 2피스로 추정되는 윌슨 제품이고...
티는 클래식한 흰색 나무 롱티다... 
이젠 별로 쓸 일이 없어진 물건들이지만... 
그 상징성과 유니크한 양철케이스만으로도 ... 소장가치가 있어 보인다 ㅎㅎ
 
런던에선 테이트모던에 들렀던 모양인데... 애들 책만 사고... 도록 한권 안 사온 센쓰를 나무라줬다.

어쨌거나 ... 애들과 어머니는 6월 한 달 우리 부부의 연 이은 교대제 출장 덕에 소득이 쏠쏠했다.
애들 옷은 당분간 전혀 안 사도 될 듯 하다.

그나저나 아내 역시 "태국이 최고"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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벗들이여, 걱정하지 마라.
그대들이 잃은 것은 하찮은 것이다.
사랑은 어디에도 존재하지 않는다.
그저 잔인한 게임이 있을 뿐이며 그대들은 이 게임의 희생자다.
사랑은 전문가들의 게임일 뿐이다.

미셀 우엘벡, <소립자>


그런가?
거의 그런 거 같다.
신자유주의 시대의 사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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